저자 : 게오르크 루카치

헝가리 태생의 게오르크 루카치(Georg Lukacs, 1885∼1971)는 리얼리즘의 관점에서 마르크스주의 문예이론을 체계화한 미학자로, 그가 살던 시대의 광범위한 지적 영역에 걸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그의 동시대 지식인들은 물론 1960년대 이후 등장한 새로운 세대의 지식인들 중에서도 그의 지적 세례를 받지 않은 이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나라에도 루카치의 저술은 70년대를 거쳐 80년대 후반까지 사상 일반과 특히 문예이론 분야에서 폭넓게 수용되었다. <영혼과 형식>, <소설의 이론>, <역사소설>, <역사와 계급의식>, <청년 헤겔>, <미학논평>, <이성의 파괴> 등의 대표적 저작들과 그밖에 문학이론 및 평론들이 대부분 이 시기에 우리말로 옮겨졌다.

역자 : 이주영

1960년 서울 출생.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와 동대학원 미학과 졸업. 베를린 자유대학 철학과 수학.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루카치 미학연구 : 미메시스의 문제를 통해 본 예술과 현실의 관계>(1996)로 박사학위 취득. 현재 홍익대학교와 한신대학교에 출강중이다. 저서로 <루카치 미학 연구>(서광사, 1998)이 있고, 루카치와 리얼리즘 미술, 미메시스에 관한 다수의 논문이 있다.

역자 : 임홍배

1959년 경북 예천 출생.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독문학과 졸업.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 및 훔볼트 대학 수학.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괴테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 취득. 괴테와 독일 근현대 문학에 관한 다수의 논문과 1980-90년대 한국문학에 고나한 평론 등을 발표했고, <독일문학소사> 공역) 등의 번역서가 있음. 현재 서울대학교 인문대학독문학과 교수.

역자 : 반성완

1942년 부산 출생. 서울대,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독문학과 철학 전공. 하버드대학에서 비교문학을 연구. 루카치, 벤야민, 아도르노 등의 현대 독일 문예이론에 관한 다수의 연구논문과 <벤야민의 문예이론>, <독일문학 비평사>, <새로 쓴 독일역사> 등의 번역서가 있음. 현재 한양대학교 인문대학 교수.

총4권의 목차

제1장 일상생활에서의 반영의 문제

제2장 과학에 있어서 반영의 탈인간중심화

        1. 고대에 있어서 탈인간중심화 경향의 의의와 한계

        2. 근대에 있어서 탈인간중심화의 모순에 찬 도약

제3장 예술이 일상 생활에서 분화되는 과정에서 선결되어야 할 원칙적인 문제들

제4장 미메시스의 문제1 : 미적 반영의 발생

        1. 미메시스의 일반적 문제들

        2. 주술과 미메시스

        3. 주술적 미메시스로부터 미적 범주의 자연발생적 생성

역자후기/색인

|서 평|

마르크시즘 미학 첫 체계화

<루카치 미학>(전 4권·미술문화 펴냄)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완역 출간됐다. 헝가리 태생의 세계적 미학자 게오르그 루카치(1885∼1971)가 1962년 완성한 ‘미학’은 후기 루카치의 역작이자 전 생애에 걸친 지적 탐구의 총결산이라고 할 수 있다. 마르크시즘 미학을 최초로 체계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일상생활’에 대한 분석에서 출발하여 미적 태도의 발생과 분화를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루카치는 기존의 미학은 예술이 고도의 의식 활동 중 과학이나 종교 등 다른 영역과의 차별성만을 강조한 나머지 그 공통의 생성기반인 일상생활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이 책은 미메시스(모방)의 문제, 미학의 보편적 범주로서의 카타르시스, 자연미의 문제, 예술의 해방투쟁 등을 세밀하게 다루고 있다. 번역작업은 지난 84년부터 89년까지 계속된 ‘서양고전미학강독회’ 멤버였던 이주영(홍익대, 1권), 임홍배(서울대, 2·3권), 반성완(한양대, 4권) 교수가 맡았다.  (대한매일, 임창용 기자, 2002년 4월 30일 화요일)

“예술은 미적현실 반영” 마르크스 미학 ‘원조’

한때 루카치 미학이 곧 실천의 지침이었던 적이 있다. 반영론에 입각한 그의 사회주의 리얼리즘론은 1980년대의 미학적 에피스테메, 다시 말해 모든 진보적인 예술실천의 바탕에 깔려 있는 이론적 틀이었다. 특히 문학에서 루카치의 영향은 결코 무시할 수 없으며, 다소 풀이 꺾인 형태로 그 영향력은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현실 사회주의의 몰락과 마르크스주의의 퇴조에 따라 루카치의 미학은 더 이상 읽히지 않고 있다. 그 전성기가 다 지나서야 비로소 뒤늦게 그의 ꡔ미학ꡕ의 완역본이 나온 것은 뭔가 역설적인 느낌을 준다. 루카치의 ꡔ미학ꡕ은 마르크스주의를 미학의 영역에까지 확장하여 마르크스주의의 이름을 단 유물론적 미학을 “완성”하려는 시도이다. 인식론적으로는 반영론의 입장에서 예술을 “미적 현실 반영”으로 규정하고, 그 고유성을 밝히려고 한다. 세계와 인간의 인식적 관계에는 개별성에 입각한 일상적 반영, 특수성에 입각한 미적 반영, 보편성에 입각한 과학적 반영의 세 가지가 있다. 여기서 미적 반영은 단지 개별자에서 보편자로 상승하는 과정 속에 지나치게 되는 한 단계가 아니라, 개별과 보편의 양극을 자신에게 끌어당기는 매개적 중앙으로 설명된다.

루카치의 <미학>은 주체와 객체의 대립이라는 에피스테메, 헤겔에게서 완성되는 `유기적 총체성'이라는 미의 이상, 그리고 혁명적인 마르크스주의의 종합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미학은 20세기로까지 연장된 전형적인 근대의 미학이라고 할 수 있다. 브레히트가 예술적 아방가르드를 긍정하여 그것을 적극 수용했다면, 브레히트는 `유기적 전체성'이라는 독일 고전주의의 미적 이상을 그대로 유지하려 한다. 그런 점에서 루카치의 미감은 지나치게 점잖고 보수적인 느낌을 준다. 현실 사회주의의 몰락은 루카치의 미학을 실천적으로 반박했고, 탈근대의 사상은 그것을 이론적으로 좌초시켰다. 그의 미학은 예술적 진리를 `의식과 대상의 일치'로 바라보는 전통적인 미학적 관념의 최후의 형태이자 최고의 형태다. 오늘날 루카치는 이미 고전이 되었다.  (한겨레신문, 책과 사람, 진중권/ 문화평론가, 2002년 5월 4일 토요일)

"예술을 통한 인간해방 모색"

날마다 전세계의 수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그 중요성에 비추어볼 때 오히려 뒤늦은 느낌을 주는 책들이 있다. '루카치 미학'은 ‘소설의 이론'이나 '역사와 계급의시'등의 저작으로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는 루카치(1885~1971)가 만년에 심혈을 기울여 집필한 대표작이자 본격적인 의미에서 최초로 마르크시즘 미학을 체계화한 역작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예술이 사회적, 역사적 현실을 반영하는 구체적 산물이라는 관점을 일관되게 유지하면서도, 예술작품의 자율성과 미적가치를 중시하고 인간에 대한 신뢰를 간직했던 고전주의적 이상과 윤리적 태도에 있다. 폭력과 광기로 얼룩졌던 시대를 살면서도 예술의 해방적 기능을 포기하지 않았던 그의 치열한 사유는 삶의 가치와 이상이 모호해진 지금의 현실에서 읽어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경향일보, 오석균 / 출판기획자, 성균관대 교수, 2003년 4월 26일 토요일)